- 20XX-10-12
비명 한 번 내지르지 못하고 운명한다면 내 마지막 유언을 들어줄 사람 어디 있나⋯
고달파, 불운해, 음산해⋯⋯.
다들 어디 갔어? 외롭잖아.
이러다가 내가 외딴곳서 남몰래 죽어버리면, 얼어 죽어버린다면⋯
⋯⋯춥다, 근처에 뭐 따듯한 거 없나?
https://www.youtube.com/watch?v=vbzsGu8I7Js
[ 咽사불성 巡진무구 鰓옹지마! ]
- 나 변방에서 굶고 굶을 적에 어머니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도통 人간 가릴 줄 모르는 데다, 巡 돌대가리에 - 내 인생사마저 나도 鰓도 모르게 흘러가는 만큼-
아아, 죽을 적이면 방법만큼은 내 맘대로 택하여 멋대로 죽으라고.
[이름]
영천국
짐작컨대 그리 보배롭거나 은혜로운 이름은 아닙니다. 오히려 약 사 년 전 즈음 길거리를 나다니면 꼭 한 번씩은 상냥한 얼굴로 모 교회 홍보 전단지를 건네주시던 상냥한- 번화가의 아주머니 아저씨께나 호구 잡히는 이름입니다. 아아, 예수님 믿고 천국 가십시오! 가끔 지하철 1호선에서 그리 외쳐대던 행인의 부름에 눈썹 찡그리며 줄 이어폰을 귓속 욱여넣었을 때가 있습니다. 실은 난장판 불모지가 된 지금도 그런 곳이 그닥 그립지는 않습니다. 어머니, 실은 나는 누구보다 불교를 믿고 싶었다고요⋯⋯. 그걸 믿는 담 내 인생 속속 하게 들러붙은 잔재를 청산할 수 있었는데, 당신이 정한 타고난 팔자의 길로- 같잖은 천국이니 하는 것 따위가 석가모니와 나의 사이를 줄곧 막아섰을 뿐이지⋯. 누가 이름을 부르짖던 간 대답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반응마저 늦어서는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네, 네네⋯ 하고서 그리 조막만 한 목소리로 읊을 뿐인데 그것 역시 결국에는 속삭임에 불과합니다.
[나이]
23
안 그래도 고3, 조급증과 편집증의 심화 상태와 더불어 온갖 불행을 들먹이며 애매하게 청소년기 걸쳐있을 적에 웬 이상한 국가적 비상사태 마주쳐서 겨우 4 년을 더 연명해 냈습니다. 오히려 평소에도 신경이 곤두세워져 있는 나머지 생존 환경에 유리했다던가⋯⋯. 애저녁에 잃어야 할 것 이미 전부 잃어놓았으니 붙잡을 것도 제 명줄이거니와 놓을 것도 실낱밖에 없어 점차 고찰이니 성찰이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안온한 곳에서 숨이 끊길 적이면 모두를 미타찰에서 만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때문에 부러 술 담배 먹고 피우지 않습니다. 그런 것에 몸이 상했다간 이름마저 불성한 탓에 불교 입장 불가라도 당하면 오매불망 나 기다릴 뿐인 우리 어머니 누이 당신은 어찌하렵니까? 이승 남겨지면 떠나간 작자 고스란히 전두엽에서 꺼내 상기할 귀인 한 명 즈음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영천국이라 스스로 예견할 뿐입니다.
[성별]
男
그다지 성별을 주제에 두고 탁상공론을 펼칠 만한 인물이 아닙니다. 매체에서 흔히 일컫는 남성성이라던가 ⋯이른바 마초스러움이라 하는 특성과는 거리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반대와 거리가 가까운 것 아니므로 보통의 작자들은 면상 훑을 적이면 곧바로 머릿속 떠오르는 염색체 있으리라 여깁니다. 멀대 같은 키로 군중 비집어서 이성과의 악수회라던가 하는 팬서비스 건진 경험 없으므로 온갖 사랑 이야기에 관심 가진 적도 없습니다. 그냥 주욱 홀로로서 군림하고 살아왔기에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라느니 하는 심층적인 탐구도 고집해 온 적 없었습니다. 여자에게나 남자에게나 인기 있는 성격은 아닙니다. 외로움을 잦게 타기는 하나 그것이 적어도 천국 자신에게는 계몽을 위한 명분이 되지는 못합니다. 변화는 늘 두렵고 꺼려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정신적 성장도 남성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남자 애, 혹은 겁쟁이 정도일 것입니다.
[키, 몸무게]
184 72
멀대인즉슨 깡마르고 비리비리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저 나름의 험한 삶 살아온 탓에 무시하기 어려운 근력 있다지만 결국 체격에서 오는 것임과 동시에 존재감 그리 비대한 편이 아니므로 행인들 사이 쏘다닌다고 한들 쉽사리 무시당하기 쉽습니다. 무척이나 애매한 신장입니다. 중학교 적에는 은근하게 남다른 신장으로 농구에 도전해 보라느니 모델은 어떻냐느니 하는 질문에 심취해선 금세 공을 굴리고 포즈를 정하고는 했지만 고등학교 들어서는 통 크지 못했습니다. 허나 근력 강한 것의 이유란 꾸준히 해왔던 운동 탓일 겁니다. 꽃길 만들어주지는 못하였을 언정 가시밭길 걸어가게 이리 살리었으니⋯. 운동부 지망이었던 것 치고는 꽤나 마른 몸이지만야 지난 4 년 간 굶어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꽤 대단한 실적이니 몸뚱이 질량마저 불행히 여길 입장은 아닙니다. 허나 단출하게 여래신장님께 바라는 것 있다면 그것 바로 빛과 소금이라기보단 액체과당 혹 당류일 것입니다.
[외관]
위로 훑자면 감히 입꼬리 올리지 못하고 추욱 쳐져 있는 음산하고 음울한 인상, 소라색 짧둥한 데다 제멋대로 손질한 단정치 않은 머리카락. 악성 곱슬의 귀재로서 늘 어디 뻗치고 꼬여 단장할 엄두조차 내세울 수 없습니다. 더벅하고 풀어 헤친 앞 머리 아래 희미하게 나마 보이는 회백색 눈알, 늘상 뚱하거나 인상 찌푸리고 다니기에 위로 올라간 눈이건만 그리 기가 쎄보이지도 않습니다. 약해 보인다면 약해 늘 시내 다닐 적이면 종교 제의를 받았습니다. 새하얗다기보단 순 파리하고 순 안 좋아보이는 낯입니다. 콧잔등에는 큰 흉터가 태연한 인두겁 가로 질러 있습니다. 피부색과 대비되어 도드라져 보이는 잔상처가 분위기를 더욱 음울하게 만들고는 합니다. 오른 쪽 눈가 아래 정 가운데 난 점이나 왼쪽 엉겁결 붙인 데일 밴드가 있습니다. 미형이긴 하나만 어디 호감인 모습 먼저 보여준 적이 적기 때문에 관심 가는 얼굴 역시 아닙니다. 풀이 죽은 얼굴로 다니기에 오히려 동정이나 빈축을 살 때가 잦습니다. 이후론 누가 보든 더워 보이는 검은색 털코트 입고 그대로 검정색 얇은 목티- 셔츠- 정장 바지 순으로 입었습니다. 목걸이 역할 한 군번줄은 아버지의 것. 굽 높아보이는 운동화를 신고 있습니다. 다만 걸려 넘어지지 않게끔 신발끈이 없는- 상당히 특이하게도 생긴 검정색의 무광 신발입니다. 꽤나 오래 전부터 신었는지 흠집 적지 않습니다.
[성격]
인사불성에, 순진무구한 데다, 불운하기까지 ⋯. 능숙한 것 하나 없고 서투르기만 한 이번 생이라 뭐든 쩔쩔매고 빚이라도 진 듯 무엇에도 끔뻑 죽습니다. 기묘하게도 작은 아집 하나 있는데 그것도 겁 먹은 상대에게서는 흠집 하나 없이 넘겨줄 자존심입니다. 강약약약으로서 그냥 인간이람 거진 모든 것이 약합니다. 타인에게 안주하길 선호하나 이 역시 나름의 거부감 있어 이상향에 가까운 구원자에게만 매달리는 야속한 족속입니다. 심약하고 겁을 잘 먹습니다, 한 번 놀란다면 호들갑 있는 성격 아니니 비명 내지르지 않지만 오히려 비명조차 뱉지 못하고 죽었다고 여길 법하게 굽니다. 매 번 미련하고 포기하는 것 금방입니다. 정을 많이 주고 워낙 당하기 쉬운 성격이다만 생각 잦아질 수록 타인 대한 의심도 많아져서 금방 남몰래 타인에 대한 실례되는 탁상공론 머릿속 품을 적이 잦습니다. 말이 많았던 적이 없고, 과묵한 편에 속합니다.
[L/H/S]
이상적인 군중, 불교에서 전해주는 교리, 따듯한 것, 상냥한 사람 ⋯.
농구, 좀비, 외롭고 고독한 것, 정전기 ⋯.
⋯⋯ 자기 소개를 해야 하는 상황!
[스탯]
근력 ■■■■■
체력 ■■□□□
속도 ■■□□□
눈썰미 ■■■□□
행운 ■□□□□
믿을 만한 것 손아귀 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매 번 아득하디 아득한 공포심과 생존 본능에 못이겨 헛구역질 하면서도 저만치 떨어지는데 집중한 것과 다르게 몸 전반적으로 악력 특화인 나머지 누구 쥐잡듯 패는 것 아닌 이상 자신 전공 영원히 알 길 없는 신세입니다. 체력조차 좋지 않아 운동장 2바퀴 일주한담 지쳐 나가 쓰러지는 허파에 장 거리도 단 거리도 선수도 아니지만 기이하게도 도피만큼은 잘해 통 기능 쓸 일 없는 능력이 점점 퇴화를 거치었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 답게도 삶의 선택지란 것들이 제아무리 날고 긴다한들 그것을 잡지 못하니 운 좋지 못한 편에 속합니다. 오하아사, 별자리, 혈액형 마저 ⋯. 늘 제 뜻대로 되었던 적은 없습니다. 눈썰미도 좋지 않아 아무렴 무엇 잡아 쥔다고 한들 의지 되었던 적 없습니다. 남은 것이라곤 그나마 온전해보이는 신체, 술 한 번 담구지 않은 간과 동안 매연 잔뜩 짊었건만 상대적으로 건강한 모습 띄는 폐 뿐입니다.
[직업]
무직
여기는 왜 외딴곳 주제 전부 직업을 가지고, 또 안락하디 안락하게 살아가는 건지⋯⋯. 4 년 전에는 내내 수험생이었건만 대학 수학 능력 시험에 대학도 수학도 능력도 심지어 시험마저 보지 못하고 일생 살아가는 중인데! 사회 초년생인데도 국가에서 내주는 지원이라곤 2 년 전 하사해주신 난데없는 폭격이니 고난이니 하는 것뿐입니다. 음울한 하루에는 고용주도 임금도 존재치 않아 급여 변화 더불어 해고의 유무도 없는 복리의 삶, 변화 추구치 않는다만 홀로 번듯한 직업 없이 쌈짓돈이니 노잣돈이니 하는 것들은 전부 품에 욱여넣어 만든 수입과 지출. 선행한다면 은혜 입은 사장님이 취직을 시켜준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원하는 대기업 족속들이람 모두 형이상학적 존재가 되어 한반도 어딘가 묻히거나 죽었거나 뱉는 말이라곤 그어어 으어어밖에 없는 것이 문제람 문제일 뿐입니다.
[소지품]
손수건, 붕대, 벌목용 손도끼, 생수병⋯.
아픈 곳에는 곧장 응급처치를 하도록 합시다. 평소 응급상자 들고 다녔건만 전부 사용하고 남은 것들입니다. 여러 곳을 쏘다니며 수집하고자 하는 성미일랑 없지만 일생 한 번 보는 공포 스릴러 좀비 영화에서 꽤나 많은 생존 지식을 얻었습니다. 물론 지금 간 무력 쓸 일 적었으니 손도끼로 사람 상대한 적은 없습니다. 주로 손수건으로 눈물이나 더러운 것들을 닦아내고, 가끔 얻은 식수로 빨아내곤 합니다. 태생 덜렁이고 여기저기 흘리거니와 더 많은 것 소유하고 있었지만 결국 남은 것이람 작은 물품들 뿐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위생을 추구하니만큼 새것처럼 번쩍이는 손도끼를 차치하면 전부 손이 많이 가서 여러 흔적은 있을지 언정 특별히 더럽다거나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선뜻 남에게 건넨 적은 없습니다. 애초에 나눌 상대가 곁에 온 적이 손에 꼽습니다. 베풀고자 한 적 잦지만 베푼 적이 없으니 행적으로 보면 단순히 이기적인 족속에 불과하더랍니다.
[선관]
,,
친구는 고사하고 아는 지인마저 없습니다. 종종 혼자 다닐 때가 많으나 그렇다고 유독 알아채는 사람 없어 섭섭해할 경지까지도 닿지 못해 구석 앉아 혼자 울적입니다. ⋯⋯외로워, 괴로워, 부족해⋯. 어느 무리에 늘 속해있었음에도 친분을 나눈 적이 없었고 개인으로 다닌 적이 꽤 되어 이름 외우기를 어려워 합니다. 하지만 남 섣불리 얘, 걔, 너로 부를만한 깜냥조차 되지 않기에, 실은 몇 번 그랬다가 험상궂은 어른들께 꾸지람을 들었으므로 저기, 당신, 그쪽 하고 존댓말을 섞어 사용합니다. 낯을 많이 가리지만야 꽤나 호구만도 못하게 살았기에 알아봐준다면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스탠 리- 친혐관
유시아- 친관